단편 숲해설
감나무의 오덕칠절(五德七絶)

감나무는 예로부터 오덕칠절을 갖춘 성인군자의 나무로 선비의 사랑을 받아왔다. 먼저 오덕은
- ① 문(文) : 감나무 잎이 넓고 먹이 잘 묻는 성질
- ⓶ 무(武) : 목질이 단단해서 화살촉으로 쓰임
- ⓷ 충(忠) : 열매의 겉과 속이 같은 색임
- ⓸ 절(節) : 서리를 이기고 열매가 달려 있음
- ⓹ 효(孝) : 이 없는 노인도 홍시를 먹을 수 있음.
다음, 칠절은
- ① 수명이 김(長壽, 多壽)
- ⓶ 많은 그늘을 만듬(多陰)
- ⓷ 새가 둥지를 틀지 않음
- ⓸ 나무에 벌레가 없음
- ⓹ 서리맞은 감잎이 아름다움
- ⓺ 열매가 아름다움
- ⓻ 떨어진 감잎이 두껍고 큼.
모과를 보고 5번 놀라는 이유

- ① 생김새가 울퉁불퉁하고 자유분방하여 도무지 이게 과일이 맞는지 생각에 첫 번째로 놀라고
- ② 가을에 그 노란 빛깔과 향기가 너무 좋아서 두 번째 놀라며
- ③ 모과 맛이 너무 없어서 세 번째 놀라고
- ④ 봄에 피는 꽃이 아름다워서 네 번째 놀라며
- ⑤ 열매를 보나 나무를 보나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한약재로 많이 쓰는데 다섯 번째 놀란다고 한다.
모감주나무
- Family: 무환자나무과

꽃으로 동화속의 황금궁전을 만들다. 녹지원과 헬기장 사이에 자리 잡은 모감주나무, 샛노란 꽃잔치를 화려하게 펼치고 있다. 황금비가 쏟아지는 나무(Gold rain tree)라는 영어 이름이 더 실감난다.
씨앗은 황금빛 꽃 색깔과는 달리 새까만데 완전히 익으면 망치로 두들겨야 깰 수 있을 만큼 단단하다. 그래서 옛이름은 금강자(金剛子)이다. 씨앗은 염주를 만드는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학덕이 높은 선비가 죽으면 모감주나무를 심게 하였다고 한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제5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10살 된 모감주나무를 숙소인 백화원 뜰에 기념식수를 했다. 황금색, 즉 노란색은 ‘희망’과 ‘평화’를 상징하며 누구에게나 안정을 주는 색이다. 나무말은 ‘번영’이다.
독일가문비나무
- Family: 소나무과

이름과 달리 유럽 전역에서 자라고 있다. 가문비나무는 추운 지방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북한 개마고원 일대에서부터 백두산 일대에 이르는 고산지대의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평지에서 조경수로 만나는 가문비나무는 대부분 독일가문비나무이다.
자기들끼리만 숲을 이루고 사는 특성이 있으며, 비교적 약한 광선에서도 광합성을 할 수 있어서 약간 음지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 독일의 서남부 라인지구대 동쪽에 있는 소위 흑림(黑林)에서 이 나무가 잘 자라나 유럽서남부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널리 퍼져서 자라고 있다. 독일가문비나무의 가지는 흔히 밑으로 처져있는데, 이는 고향이 추운 곳이라 겨울에 눈이 오면 눈을 금방 떨어뜨려 쌓이지 않게 하려는 설계다. 가문비나무는 고급 피아노의 향판에 쓰인다. 나무말은 ‘불로장수’ , ‘영원한 젊음’ ,‘용감’ 등이다.
최규하 대통령이 1980년 헬기장과 녹지원 사이에 심은 독일가문비나무는 1944년생이다. 1920년 일본으로부터 처음 들여왔다.
야광나무
- Family: 장미과

밤에도 하얗게 빛나는 꽃무리. 하얀 꽃이 활짝 피면 어두운 밤에도 빛을 낸다. 야광나무는 꽃이 필 때 새잎도 함께 나서 초록색이 조금씩 섞여 있기도 하지만, 꽃이 한참 필 때 약간 떨어져서 보면 뭉게구름 한 조각이 잠시 나무에 걸린 것 같아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나무 이름도‘어두운 데서 빛을 내는 야광주(夜光珠) 같은 나무’란 뜻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흔히 만날 수 있으며, 동전 크기의 화려하고 예쁜 꽃을 한꺼번에 피워두고 벌을 불러들여 수정하는 대표적인 충매화 충매화(蟲媒花, entomophily or insect pollination)는 벌레, 주로 곤충을 매개로 하여 수분(꽃가루받이)이 이루어지는 꽃이다. 가루받이의 형태로는 동물을 매개로 한 수분이다.
열매를 자세히 보면 크기는 작아도 사과 모습 그대로다. 사과나무와 형제나무라서 접붙이 때 밑나무로도 쓴다. 꽃말은‘이끄는 대로’, ‘온화스러움’이다. 야광나무와 거의 구별이 어려울 만큼 닮은 나무가 아그배나무다. ‘아기배’, ‘아이구, 배야’가 아그배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름과는 달리 배나무 종류가 아니라 야광나무와 함께 사과나무 종류의 식구다.
청와대 경내 온실화단에서 자라고 있다.
서어나무
- Family: 자작나무과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통을 자랑하는 나무. 한자로는 서목(西木)이라 쓴다. 서목이 서나무, 서어나무가 된 것이다. 음양오행에서 서쪽은 음을 나타낸다. 서어나무는 바로 이런 곳에 숲을 이룬다. 서어나무는 나이테의 어느 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더 많이 양분을 준다. 목재로서의 쓰임새는 별로이다. 불행이도 우리나라 극상림의 상당 부분은 쓸모가 별로 없는 서어나무 숲이다.
청와대 밖 백악정 앞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 식수한 서어나무가 자라고 있다. 서어나무의 나무말은 ‘장식’, 멍애’ 등이다. 서어나무와 비슷한 소사나무가 있는데, 소서목(小西木)으로 부르다가 소사나무가 되었다. 춘추관 바로 옆에는 분재로 키우다가 땅에 옮겨 심은 아담한 소사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음나무
- Family: 두릅나무과

가시투성이 가지로 귀신을 쫓아낸다. 음나무는‘엄나무’로 쓰는 경우가 더 많다. 가시가 엄(嚴)하게 붙어서 생긴 이름이다. 음나무 잎은 벽오동 및 오동나무 잎사귀와 닮아서 한자 이름은‘가시가 있는 오동나무’라는 뜻의 자동(刺桐)이다.
가을에 콩알 굵기의 새까만 열매가 잔뜩 달리는데 안에 씨앗 하나만 들어 있는 핵과다. 음나무 새순은 쌉쌀하고 달콤하면서 부드러워서 사람이나 초식동물이 너무 좋아하는 봄나물이다. 그래서 음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개두릅나무이다.
가시투성이 음나무 기지는 귀신을 쫓아내는 데도 쓰인다. 음나무 껍질은 해동피(海桐皮)라고 부르는데 약재로 쓰인다. 허리, 다리마비, 이질, 곽란, 옴, 버짐, 치통 및 눈에 핏발선 것 등을 났게 하며 통증을 없애는데 쓰였다. 나무말은 ‘방어’, ‘경계’ 등이다. 친환경시설 단지 내에 있다.
귀룽나무
- Family: 장미과

늦봄, 뭉게구름 같은 흰 꽃에 뒤덥혀요. 다른 나무들은 꿈쩍도 않는 이론 봄날 가장 먼저 잎을 내민다. 청와대 숲의 산책길인 기마로 끝 계곡에서 만날 수 있으며, 친환경시설 단지, 그 외에도 북악산, 북한산 자락 등 땅이 조금 깊은 곳이라면 어디에서도 자리를 잡는다.
산들바람이라도 불면 그 모습이 마치 여름날의 뭉게구름 같다고 하여 처음에 ‘구름나무’라 불리다가 귀룽나무로 바뀌였다. 한자 이름은 구룡목(九龍木)이라고 한다. 벗나무 종류와 가까운 사이임을 증명하듯 버찌를 닮은 열매가 달린다. 꽃말은 ‘순결’, ‘사색’, ‘상념’ 등이다.
때죽나무
- Family: 때죽나무과

청초한 하얀 꽃으로 5월을 열다. 꽃은 종처럼 생기고 안의 노란 수술에 끈을 매달아 치면 금세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질 것 같다. 그래서 영어 이름은 스노우벨(Snowball)이다. 얼굴이 꼭 보고 싶다면 나무 밑에 들어와서 살짝 쳐다보라는 뜻이다.
꽃자리마다 가을이면 수백 수천의 회백색을 띠면서 반질반질한 열매가 달린 모습이 마치 스님이 여럿 모여있는 것 같아 ‘중이 떼로 모여 있다’는 뜻의‘떼중나무’를 거쳐 ‘때죽나무’가 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때죽나무의 열매껍질에 포함된 에고사포닌은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초여름에 설익은 때죽나무 열매를 따다가 짓이겨 물에 푸는 방식으로 고기잡이에 이용하기도 했다.
꽃말은 ‘청초함’, ‘겸손함’ 등이다. 비슷한 나무로 쪽동백나무가 있다. 접두어 ‘쪽’은 ‘작다’는 뜻이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지역에 사는 여인들은 동백기름 대신에 쪽동백나무나 때죽나무 혹은 생강나무 씨앗에서 짠 기름으로 머리 단장을 했다. 쪽동백나무는 잎이 타원형으로 손바닥만큼 크고 꽃도 아래로 길게 꼬리처럼 달리는 것이 때죽나무와의 차이점이다. 그 외 꽃 모양이나 나무껍질은 때죽나무와 거의 같다.
호두나무
- Family: 가래나무과


오랑캐 나라에서 온 복숭아 닮은 열매. 오랑캐 나라에서 왔다 하여 호두를 호도(胡桃)라고도 불렀다. 호두의 원래 고향은 중동지방이다. 호두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고려 충렬왕때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유청신이 묘목과 씨앗을 가져와 지금의 천안 광덕사에 심은 것이 시초라고 한다. 유명한 발레‘호두까기인형’은 호두와 관련이 있다.
호두나무는 친환경시설 단지에서 기마로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데, 잎 모양이 비슷한 피칸(Pecan)도 함께 자라고 있다. 피칸이란 이름의 뜻은‘돌로 깨야만 먹을 수 있다는 열매’를 뜻한다. 인디언들은 ‘신의 과실’이라 부르고, 미국민들도 ‘버터나무’, ’생명의 나무’라고 부를 정도로 영양가를 인정하고 있다. 나무말은 ‘지혜’, ‘지성’, ‘야심’, ‘모략’ 등이다.
상수리나무
- Family: 참나무과


농사가 흉년이면 도토리는 풍년! 옛사람들은 참나무를 나무 중의 나무, ‘진짜 나무’라는 뜻으로 진목(眞木)이라 했다.
참나무에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 여섯 종이 있다. 참나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나무가 상수리나무로 친환경시설 단지에 있다.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는 바람의 도움으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풍매화(風媒花)다. 이때 봄 가뭄이 들어 맑은 날이 계속되면, 꽃가루를 날리기 쉬워 수정이 잘된다. 가뭄으로 물이 부족하면 농사는 흉년이지만 도토리는 풍년이 들기 마련이다.
참나무는 잎자루와 기지 사이에 떨겨가 잘 발달하지 않아 지난가을 단풍이 깔끔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상수리나무란 이름은 그 열매를 가리키는 ‘상실(橡實)’이란 말에서 딴 ‘상실이나무’가 변한 것이다. 청와대 경내에는 본관 동쪽 숲, 녹지원 숲, 기마로와 성곽로 주변 등에서 큰 상수리나무를 흔히 만날 수 있다. 나무말은 ‘환대’, ‘번영’, ‘용감함’, ‘애국심’ 등이다.
납매
- Family: 납매과

섣달에 피는, 매화를 닮은 꽃나무. 청와대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여는 나무는 매화도 아닌 납매(臘梅)가 주인공이다. 납매는 1월 말쯤 벌써 꽃봉우리를 터뜨린다. 납은 음력 12월, 섣달을 말하며 매는 매화다. 청와대의 친환경시설 단지 입구에는 키 4미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자라는 납매가 자리 잡고 있다. 2월 초, 늦어도 2월 중순이면 여러 겹의 얇고 노란 꽃잎으로 이루어진 겹꽃잎이 반쯤 벌어지면서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한다.
밀납성분이 들어 있는 덕분에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는 1월의 기온에도 얼지 않는다. 납매는 여러 재배품종이 있지만 꽃전체가 노란 소심납매(素心臘梅)를 흔히 심는다. 납매의 원산지는 중국 중남부다. 꽃이나 꽃봉우리로 짠 기름은 약용으로 쓰인다. 꽃이지면 열매가 맺히는데, 베를 짤 때 쓰는 북과 같은 독특한 모양이다. 크기나 생김새가 잣과 꼭 같은 씨앗도 재미있다. 꽃말은‘앞장섬’, ‘선견지명’, ‘애정’, ‘자애로움’ 등이다.
잣나무
Family: 소나무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에 대비되는 말로 ‘송무백열(松茂柏悅)’이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말로, 친구가 잘되는 것을 축하한다는 뜻이다.
잣나무 목재는 소나무보다 약간 무르지만 색이 발그스레해서 홍송(紅松)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관재, 건축재 등으로 쓰인다.
잣나무 무리에는 섬잣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이 있지만 잣은 오직 우리 잣나무에만 열린다. 나무말은 ‘풍족함’, 그 외 ‘겸손함’, ‘치유’, ‘보호’ 등이다. 섬잣나무는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섬잣나무, 나머지는 우리 주변에서 심는 오엽송이다. 스토르로브잣나무는 미국 동부의 오대호를 중심으로 널리 분포하며 이름처럼 잣나무의 한 종류이다. 청와대 경내에는 영빈관과 본관 사이, 기마로 일대 등 곳곳에서 스트로브잣나무를 만날 수 있다.
낙우송
- Family: 측백나무과


새가 날개를 편 모양의 잎을 달고 있는 바늘잎나무. 낙우송의 우(羽)는 날개우(羽)이며, 송(松)이 들어갔지만 소나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삼나무에 가깝다.
침류각 입구에는 낙우송 일곱 그루와 메타세쿼이아 세 그루가 모여 작은 숲을 이룬다. 낙우송은 잎이 어긋나기이고, 메타세쿼이아는 마주나기 잎을 가지고 있다. 둘 다 바늘잎나무이지만 늘푸른나무는 아니어서 겨울에 잎이 진다.
낙우송의 고향은 미국 플로리다주 미시시피강 하구 저습지이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낙우송은 무릎뿌리(슬근, 膝根, Knee root, cypress knee)을 가지고 있다. 연약한 지반을 보강하고 저습지에서 호흡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짐작된다. 낙우송은 원산지에서 800~3,000살에 이르는 나무도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나무말은‘대담함’이다. 그 외‘좋은 가정’,‘가지가 넘침’,‘복을 이룸’ 등도 있다.
측백나무
- Family: 측백나무과


관청이나 무덤에 심던 신령스러운 나무, 측백나무는 중국문화와 관계가 깊으며, 묘지의 둘레나무로 쓰였다. 선비의 곧은 기품을 이야기할 때 송백(松柏)의 백(柏)은 측백나무와 잣나무에 모두 쓰이는 글자다.
무덤주위에는 시신을 뜯어먹고 사는 망상(魍像)이란 괴물이 살고 있는데, 망상이 호랑이와 측백나무를 가장 겁낸다고 알려져서 무덤 앞에 호랑이 석상을 만들어 두고 주위에는 측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중국 주나라 때 왕의 능에는 소나무, 왕족의 묘지에는 측백나무를 둘레나무로 심도록 하였다. 측백이란 이름은 잎이 납작하고 옆으로 자리기 때문에 붙였다고 한다. 잎은 비늘모양의 납작한 모양이며, 도깨비 뿔같은 작은 돌기들이 삐축삐쭉 나와 있다. 나무말은‘영원한 우정’,‘영원한 사랑’이다.
눈측백은 해발고도 700~2,000미터의 아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북방식물이다. 백두산에서 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도 남단의 태백산까지 분포한다. 눈측백은 측백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이다. 눈측백은 잎과 열매에서 짙은 향이 난다. 다른 이름으로는‘찜빵나무’라고도 한다.
서양측백나무는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에 걸쳐 자라며, 우리나라에는 1930년대에 들어왔다. 서양측백나무는 잎이 더 두껍고 더 크다. 황금 측백 등 개량한 품종만도 수십 종이나 된다. 황금 측백은 밑동부터 여러 줄기가 올라와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한 모양을 이루는데, 춘추관 옆 온실 화단에서 자라고 있다. 그밖에 측백나무는 여민관 주변, 청와대로를 따라 산울타리로 심었다.
회화나무
- Family: 콩과


임금도 선비도 사랑한 품격 높은 나무. 회화나무는 삼국시대 이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수입나무이다. 중국 주나라 때 조정에 세 그루의 회화나무를 심고 우리나라의 삼정승에 해당되는 삼공(三公)이 마주 보고 앉아서 정사를 논했다고 한다. 또, 과거에 급제하면 공부하던 집의 마당에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하며, 관리가 벼슬을 얻어 출세한 후 관직에서 퇴직할 때는 기념으로 회화나무를 심었다. 다른 이름은 학자수(學者樹)이다. 영어 이름도‘Scholar tree’(학자나무)이다. 제대로 된 선비라면 뒷산에는 쉬나무 심어 열매로 기름을 짜서 호롱불을 밝히고 책 읽기를 열중했다.
중국에서는 회화나를 괴(槐) 혹은 괴수(槐樹)라고 하고 꽃은 괴화(槐花)라고 하였다. 또한, 중국에서는 회화나무를 문 앞에 심어두면 잡귀신의 접근을 막아 집안의 안녕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여름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핀다. 나무말은‘품위’,‘은밀한 사랑’,‘모정’ 등이다. 청와대 안에는 나이든 회화나무가 많은데 특히, 청와대 앞 무궁화동산 삼거리의 회화나무는 나이가 약 500살이다.
쉬나무
- Family: 운향과

씨앗 기름으로 옛사람들의 밤을 밝혀 주다. 쉬나무는 밤에 불을 켤 수 있는 기름을 내어주는 귀한 나무이다. 주경야독이란 말이 있는데, 밤에 책을 읽으려면 불을 밝힐 기름이 필수다. 쉬나무는 암수딴그루이다. 빨간 열매 중 기름 성분이 40%나 되며, 기름의 불꽃이 맑고 밝으며 그을음이 적어서 책 읽는 공부방에서 인기가 높았다.
서울 남산의 옛 봉수대 옆에는 지금도 쉬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그 씨앗을 불씨로 준비하고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남부지방은 동백나무, 중부지방은 때죽나무, 쪽동백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이용하였다.
청와대 경내에서는 수궁터와 소정원 사이, 수궁터 위쪽, 성곽로 동쪽중턱 등에 큰 쉬나무가 자라고 있다. 쉬나무란 ‘수유나무’에서 발음이 편한 쉬나무로 변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그대로‘수유나무‘라고 쓴다. 아카시나무 이전의 밀원식물이다. 영어로는‘Bee tree’라고 한다. 나무말은‘신중함’,‘진중함’ 등이다.
개나리
- Family: 물푸레나무과
봄날의 희망을 담은 샛노란 꽃. 생명이 움트는 봄의 대명사이며, 노란 꽃의 왕자는 개나리 차지다. 개나리꽃의 노란빛은‘희망’과‘평화’를 상징하며,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꽃으로 학명에‘코레아나(Koreana)’가 들어간다.
청와대 경내에는 곳곳에 개나리가 자라 봄날을 한층 환하게 해준다. 개나리꽃은 나리꽃보다 작고, 하나씩 따로 피는 나리꽃과 달리 무리 지어 피지만 하나를 떼어놓고 보면 닮은 것이 사실이다. 나리보다 좀 작고 아름다움이 덜하다는 뜻으로 ‘개나리’가 되었다.
북한에서는‘개’자가 들어간 식물의 이름을 모두 바꾸었다. 개머루는 돌머루, 개벚나무는 분홍벚나무, 개비자나무는 좀비자나무, 개살구나무는 산살구나무, 개오동나무는 향오동나무, 개옻나무는 털옻나무 등이다. 그러나 개나리는 개나리 꽃나무로 그대로 두었다.
개나리 열매를 ‘연교(連翹)’라고 하는데 한방에서는 성질이 차고 종기의 고름을 빼거나 통증을 멎게 하거나 살충 및 이뇨작용을 하는 내복약으로 쓴다고 알려져 있다. 개나리 종류로는 산개나리, 만리화, 장수만리화, 의성개나리 등이 있다. 개나리의 꽃말은‘기대’와‘희망’이다.
반송
- Family: 소나무과

동그란 소반을 닮은, 선비의 뜰을 지키는 소나무. 영빈관, 본관 등 청와대의 주요 건물 주변에도 반송 한두 그루는 반드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녹지원 잔디밭 한쪽에서 자라는 반송은 녹지원의 상징이다. 반송은 외모가 소반과 거의 모양이 같다 하여 소반 반(盤)을 써서 반송이 되었다. 모화관 북쪽의 반송정, 2018. 4. 27. 판문점 정상회담시 양 정상이 기념 식수한 반송은 한국전쟁 휴전협정을 맺은 시기인 1953년생이다. 반송의 나무말은 ‘화해’, ‘선비의 지조’이다.
가시나무
- Family: 참나무과

늘푸른나무, 도토리 달리는 남부지방 참나무 종류, 가시나무의 ‘가시’는 날카로운 진짜가시의 뜻이 아니라 굳고 단단하다는 뜻의 가시이다. 조엽수종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이다. 대표적인 조엽수종으로는 사철나무, 동백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차나무 등이 있다. 잎이 두껍고 표면에 광택이 있다.
상록성의 가시나무가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한 이유는 겨울의 추위에 제한을 받기때문이다. 제주도에 가시나무 숲이 있는데, 옛날 거대한 가시나무 목재로 선박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스 신화에 겸손하고 예의바르며 진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시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사자는 백수의 왕이고, 독수리는 백금의 왕이며, 가시나무는 숲의 왕이라는 말이 있다. 가시나무에 가장 신령스런 영혼이 잠재해 있는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가시나무는 또한 굳세면서도 오래가는 사랑을 상징한다.
호랑가시나무
- Family: 감탕나무과

두툼한 잎은 긴 오각형에서 육각형으로 모서리마다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다. 호랑이 등 긁기에 쓰인다하여 호랑가시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다. 잎 가장자리가 가시로 변해서 몸을 보호하고 있는 모양이 이색적이다. 잎의 톱니가 몇개의 사나운 가시로 변해있는 호랑가시나무는 그것 때문에 인기가 있다. 가시는 동서남북, 아래위 모든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란 이름도 그 가시가 호랑이처럼 무섭다는 데에서 온 것 같다. 전북 변산 지방에서는 호랑가시나무를 ‘호랑등긁기’, 전남 완도 지방에서는 ‘호랑이발톱나무’, 제주도 지방에서는 ‘더러가시낭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낭’이란 나무를 뜻한다. 호랑가시나무의 잎 표면은 지나칠 정도로 윤이 나고 번쩍인다. 암수딴그루이다.
미국에서는 미국호랑가시나무, 유럽에서는 유럽호랑가시나무 가 있는데, 모두 장식용이나 정원이나 공원의 생울타리용으로 심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힐때 관의 재료가 되었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