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와 산초

초피와 산초

요리를 알싸하고 얼얼하게… 한·중·일이 사랑한 초피·산초 – 추어탕·시래깃국에 넣는 향신료– 초피나무 열매껍질 갈아 만든 것– 부산 등 남부지방선 산초라 불려 – 산초는 사실 비슷한 듯 다른 식물– 잘 익은 열매의 기름을 짜서 활용 – 중국의 마라에 들어가는 화자오– 다양한 日요리에 뿌리는 산쇼우– 모두 비슷한 운향과 식물 향신료 우리나라 식재료 중에 알싸하고 얼얼하면서도 서양의 허브처럼 싱그럽고 향긋한 향신료가 있다. 초피(椒皮)와 산초(山椒)가 그들이다. 이들 모두 무환자나무목 운향과 초피나무속의 식물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강렬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으면서 다양한 음식에 두루 활용되는 식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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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과 빨강의 스펙트럼, 병꽃나무

노랑과 빨강의 스펙트럼, 병꽃나무

5월 즈음 계곡에 가면 꼭 만나는 나무 꽃이 하나 있다. 노란색도 아니고 분홍색도 아닌 애매한 색을 가진 꽃이다. 마치 우리 악기 중에 입으로 불었던 긴 나발처럼 꽃부리가 길게 뻗어있는 모양의 꽃이다. 이미 나팔꽃이란 이름을 가진 꽃이 어엿하게 있으므로 이 꽃에는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그런데 좀 지나니 꽃이 지고 열매가 생겼다. 물병인지 술병인지 보는 사람 좋을 대로 상상하며 볼 수 있는 영락없는 병 모양이다.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긴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음료수병처럼 생겼다. 병이 달리는 꽃나무라 병꽃나무라 했을 것이라 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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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벽나무 3형제의 포근함

황벽나무 3형제의 포근함

강한 바람과 추위가 있는 숲속은 우리가 사는 생활권보다 훨씬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나무들이 많다. 잎을 모두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서 있는 나무들을 보면 혼자서 추운 겨울을 온몸으로 견디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나무껍질이 얇은 나무들을 보면 마치 추운 겨울에 얇은 옷을 입은 사람처럼 더욱 춥게 느껴진다. 이런 겨울에도 따뜻한 옷을 입은 것과 같이 두껍고 포근한 나무껍질을 가진 나무가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황벽나무이다. 황벽나무라는 이름은 줄기의 속껍질이 황색이라 ‘황벽피나무’라고 하던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황벽나무의 속명은 Pellodendron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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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

단풍나무보다 더 붉게 물드는 가을 전령사… 열매에선 짠맛 나지요

가을 양지 바른 산 가장자리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잎이 막 붉게 물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잎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있는 나무가 있다면 붉나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붉나무는 전국적으로 자라는 옻나뭇과 나무입니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일본·대만과 동남아까지 널리 분포합니다. 최대 높이가 7m 정도인,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 옻나뭇과 나무여서 꽃이나 열매, 잎 모양이 옻나무·개옻나무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붉나무잎은 달걀 모양의 작은 잎 7~13장이 깃 모양으로 붙어 있습니다. 이 작은 잎들을 연결하는 자루에 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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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예쁜 겨울눈, 나무는 다 계획이 있었다

꽃보다 예쁜 겨울눈, 나무는 다 계획이 있었다

겨울나무는 낙엽을 떨구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에, 이르면 늦봄부터 겨울눈을 만들어놓고 봄바람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겨울눈은 잎 지는 나무들이 이듬해 필요한 꽃이나 잎을 겨우내 잘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조직입니다. 본격적으로 꽃이 피거나 잎이 싹트기 전인 2월이 이 겨울눈을 관찰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먼저 겨울눈은 꽃눈과 잎눈이 있습니다. 대체로 뾰족한 것이 잎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작은 겨울눈 안에는 한 무더기의 꽃, 여러 장의 잎들이 차곡차곡 들어차 있습니다. 나무의 한해 설계도인 셈입니다. 식물 입장에서 더 귀중한 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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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숲은 다르게 말한다 – 독일 숲해설 현장을 가다 2

유럽의 숲은 다르게 말한다 – 독일 숲해설 현장을 가다 2

지난 협회지 봄 호에서는 볼레벤 숲아카데미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독일 시골동네까지 오는 여정과 그때의 감흥을 독자들과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제목에 낚여 글을 접하신 분들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처럼 클라이맥스에서 갑자기 툭 끝나버리는 한국 특유의 K-엔딩에 비유하며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며 좋게 봐주시는 회원님들도 있어 한층 높아져 버린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지난 글 끄트머리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볼레벤 숲아카데미 프로그램 참가와 그 과정에서 느낀 한국과 독일의 숲해설의 차이를 숲해설가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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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숲은 다르게 말한다 – 독일 숲해설 현장을 가다 1

유럽의 숲은 다르게 말한다 – 독일 숲해설 현장을 가다 1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언어는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사용하는 수단으로 인간들만이 유일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무들도 서로 대화를 나누는지 알아본다면 흥미롭지 않을까? 나무들은 소리를 내지 못하므로 분명 사람처럼 대화할 수가 없다. 하지만 밝혀진 바에 의하면 나무들은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서로 소통하고 있으며 향기를 그중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인간도 향수나 땀에 묻어나는 체취(페로몬)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것처럼, 나무들도 향기를 매개로 비밀스러운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나무도 상처를 입으면 인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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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Outsize Affection for the Biggest of Leaves

An Outsize Affection for the Biggest of Leaves

Managing the scale of your foliage can give your landscapes surprising ways to catch the eye. The longest journey may indeed begin with a single step, but the origin story of one of my formative gardening explorations started instead like this: The largest-leaf journey began with a single left turn into the parking area of a botanical garden, in response to a roadside sign irresistibly printed with “plant sale” and an arrow. Two perennials on offer that decades-ago afternoon 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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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그대로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 물푸레나무

이름 그대로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 물푸레나무

숲속에도 도시에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나무가 살고 있다. 그중에 물푸레나무는 이름만 들어도 높은 가을 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푸르름을 뽐내는 나무이며 또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면 싱그러운 잎사귀들이 춤을 추며 우리에게 달려올 것 같은 나무다.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라는 뜻이다. 실제로 어린 가지의 껍질을 벗겨 맑은 물에 담그면 연한 파란색 물이 우러나기에 물푸레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한자 이름은 수청목(水靑木) 또는 수정목(水精木)이라고 하며 나무껍질에 흰점이 얼룩져 있어서 백심목(白尋木)이라고도 한다. 물푸레나무는 벼루를 만들 정도로 재질이 단단해서 석단(石檀)이라고 부르며 돌벼루보다 가벼워서 선비들이 나들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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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털의 용도 –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식물의 털의 용도 –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식물의 털 동물이든 식물이든 털을 가지고 있다. 발생의 방식도 다르고 화학적 성분 또한 다르다. 그러나 보호라고 하는 물리적 성격에 있어서 같은 동질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저들과 우리가 아주 멀리, 정말 아주 멀리 떨어지긴 했어도 친척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혹자는 인간과 나무를 친척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들과 어떻게든 터럭 같은 끈으로라도 엮고 싶은 나에게는 참 반가운 관찰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으로써 식물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에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면 설령 궤변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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