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힘, 물푸레나무
세상에는 단단해서 오래가는 것이 있고, 유연해서 오래가는 것이 있다. 물푸레나무는 후자다. 강하면서도 잘 꺾이지 않고, 깊이 휘어지면서도 본래의 형상을 잃지 않는다. 오랜 세월 인간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서 특별한 역할을 해온 이 나무는, 강인함과 유연함이라는 모순된 가치가 어떻게 한 몸 안에서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지 묵묵히 증명해 보인다. 물푸레나무의 학명은 프락시누스 린코필라(Fraxinus rhynchophylla)다. 우리 산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토종 낙엽활엽수로, 목재를 다루는 이들에게는 ‘애쉬(Ash)’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이름에 얽힌 유래가 시적이다.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투명하던 물빛이 이내 푸르스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