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암나무와 헤이즐넛
개암나무의 학명은 ‘Corylus heterophylla Fisch. ex Trautv.’이고 자작나무과의 개암나무속으로 우리나라는 난티잎 개암나무, 개암나무, 병개암나무, 참개암나무, 물개암나무가 분포하고 있다. 한문으로는 진(榛)이라 하고 그 열매는 진자(榛子)라고 한다.
개암이라는 이름은 밤보다 조금 못하다는 뜻으로 ‘개밤’이라고 불리다가 ‘개암’이 됐다고 한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깨금’이라고도 한다.

개암은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원산의 갈잎떨기나무인 개암나무의 열매로 도토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깍정이가 아닌 녹색 비늘 모양의 잎인 포에 싸여있다. 지금은 밤이나 도토리보다 낯선 이름이지만, 예전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열매였다. 조선 시대에는 개암을 제사상에 올리고, 관청에서는 세금으로 거두기도 했다. 개암은 껍데기가 단단해 정월대보름에 깨무는 부럼으로도 쓰였다. ‘딱’ 하고 껍데기 깨지는 소리에 도깨비가 놀라 방망이도 내버리고 도망쳤다는 이야기 속 열매도 바로 개암이다. 밤보다 고소하고 단맛이 강한 개암은 날로 먹을 수 있으며,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사용한다.


서양개암은 커피 이름으로 더 익숙한 ‘헤이즐넛(Hazelnut)’이며 빵에 넣거나 커피의 향료 등으로 이용한다. 터키, 이탈리아, 미국 등지에서 열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 식물을 재배한다. 미국의 경우 한 해 생산량이 약 2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초콜릿과 섞어 빵과 과자에 발라서 먹을 수 있는 누텔라(Nutella)라는 제품이 이탈리아 식품회사인 페레로(Ferrero)에서 개발되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시판 중이며 어린이들이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