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아력이 큰 이유?
맹아라는 것은 인간의 관점으로 봤을 때 필요 없는 곳, 또는 발아하지 않아야 할 곳에 나오는 싹을 말한다. 하지만 나무의 관점으로 보면 수간(몸통줄기)과 근부로부터 알리는 나무의 긴급사태라 말할 수 있다.
커다란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굵은 수간과 근주부 부분에서 조그마한 맹아들이 무수히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다. 줄기로부터 나오는 이러한 가지들을 보통 맹아지(epicormic branch) 라 하며, 아래쪽 근주부로부터 나오는 조그마한 가지를 측면맹아(stump sprout) 라 한다.
맹아는 수간과 근주부뿐만 아니라 지표면에 가까운 뿌리에서 발생하는 것도 종종 있으며, 수간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편, 노거수의 뿌리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맹아(움가지)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좋아할 일이 아니다. 사실 이러한 작은 맹아들은 긴급사태를 맞이한 나무가 다급한 김에 휴면하고 있던 눈(休眠芽)을 깨운 것이다.
여기에서 휴면아란 어린가지에 붙는 많은 눈 중에서 눈을 틔우지 않고 쉬고 있던 눈을 말하며, 생장할 눈의 성장이 억압되어 자라지 못하고 잠을 자고 있던 눈이 위기를 감지하고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것은 썩었거나 병에 걸리거나 상층부의 가지를 대신하여 수분을 증산시키거나 양분을 만들어야 할 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간과 근부로부터 맹아가 나오는 것은 나무가 위기를 벗어나 생명을 연장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건강한 나무도 바람과 눈 등에 의하여 상층부의 가지가 잘리면 없어진 부분에 걸맞는 양의 잎을 확보하기 위하여 몹시 서둘러서 휴면아를 자꾸자꾸 깨우므로 맹아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것들은 나무 자체의 자위수단이므로 나쁠 것이 없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맹아지, 측면맹아, 근맹아를 그대로 방치하면 점점 상층부에 영양분과 수분을 보내지 않아 나무가 약해진다.
이는 나무가 자신을 치유하려고 하는 의지보다는 종을 보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행하는 것이므로, 아직 나무가 건전하여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이들 맹아지들을 모두 없애거나, 회복할 가망이 없을 경우에는 그대로 두어 종의 보존을 최선책으로 삼아야 한다.
커다랗고 굵은 가지로부터 나온 조그마한 가지가 맹아인지 작은 가지인지 판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맹아의 가지는 쭉 뻗치고 가지분지가 많지 않으며, 비교적 색이 엷고 잎을 커다랗게 만드는 특징이 있으므로 이를 판단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맹아지, 측면맹아, 근맹아가 전혀 없다면 그것은 더더욱 건전한 나무이다. 상층부가 고사하였는데도 맹아지, 측면맹아, 근맹아가 없다면 이는 아주 약해진 나무이다. 단, 소나무와 같이 맹아지 또는 측면맹아가 전혀 나오지 않는 나무, 건강하지만 맹아가 빈번하게 많이 나오는 벚나무 등도 있으므로 맹아만으로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수종에 따라서는 불가능하다.
참고: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