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면 어떻고 보리똥이렴 어떠랴
보리똥· 보리자· 보리수 짙푸른 바탕빛의 잎새 위에 붉게 익은 열매가 주는 대비감이 더욱 도드라진다. 그야말로 푸른 비단 위에 붉은 꽃을 더한 모습이다. 약간 시큼하면서도 텁텁함은 개량하지 않는 원초적인 맛을 입안에서 터트렸다. 하지만 몇 개를 계속 먹다보면 또 그 맛에 길들여져 계속 손이 간다. 유실수가 아니라 관상수임을 알기에 적당할 때 멈추지 않으면 애지중지하며 정원을 관리하는 이의 눈총까지 감수해야만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보리수(甫里樹)열매가 익은 후에 잘 밀봉해서 올려 보내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미루어 보건데 과일이라기보다는 약재의 용도로 사용한 것 같다. 관상수도 유실수도 아니고 실상은 약나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