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6월 순백의 신부, 함박꽃나무
함박꽃나무[학명: Magnolia sieboldii K.Koch]는 목련과의 ‘넓은 잎 낙엽 지는 키가 작은 나무’다. ‘함박꽃나무’는 꽃의 형태가 함박꽃(작약)과 비슷하고 나무에서 달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꽃이 함지박처럼 크고 탐스럽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만, 흔히는 산에 사는 목련(木蓮)이란 의미로 산목련(山木蓮), 산목단, 개목련(제주)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야도초(野桃草), 합판초(合鈑草), 천금등(千金藤), 옥란화(玉蘭花), 신이(辛夷), 천녀화(天女花), 소화목란(小花木蘭), 대산연화(大山蓮花), 심산연화(深山蓮花), 함백이꽃, 함박이란 많은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이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에서는 산목란(山木蘭)이란 이름으로 국화(國花)로 지정되어 있다. 화단 정원수로 이용하면 좋다. 향이 많이 나 낮은 곳에 심으면 바람을 타고 향이 전해오기 때문에 되도록 낮은 곳에 심는다.
비슷한 종류로 잎에 반점이 있는 것을 얼룩함박꽃나무(for. variegata), 꽃잎이 12개 이상인 것을 겹함박꽃나무(for. semiplena)라고 한다. 일본목련과의 사이에 생긴 잡종을 왓소니(M.×watsonii)라고 하는데, 꽃은 함박꽃나무와 비슷하지만 지름 12∼15cm이며 위로 향하는 것이 다르다. 꽃말은 ‘수줍음’이다.


함박꽃나무는 목련과 사촌격이지만, 목련과는 달리 꽃이 핀 다음 잎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잎이 나온 다음에 푸른 잎사귀 사이로 하얀 꽃송이를 피우며, 하얀 꽃잎에는 에테르유를 함유하여 짙은 향기가 풍겨난다. 어느 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수줍음이 많아 한 번에 많은 꽃을 피우지 않고 날마다 몇 송이씩 번갈아 피는 모습이 마치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우리 겨레의 특성과도 닮아 더욱 정감이 가는 나무다.
하늘을 향해 넓은 꽃잎을 자랑하는 목련과 달리 땅을 향해 다소곳이 피는데, 무척이나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우리 겨레는 흰색을 유난히도 사랑한 민족이다. 흰색은 정적이고 안정감과 평화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욕심 없는 절제 속에서 평화롭고 순박하게 살아가려는 우리 겨레의 심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6월에 깊은 산에서 순수한 흰색과 은은한 향기로 피어나는 함박꽃나무의 꽃을 자라보고 있노라면 이 꽃을 “천녀화(天女花)”라 부르며 사랑하였던 우리 선조들의 정신적 세계를 공감할 수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북동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곳곳의 깊은 산 중턱 골짜기 물 빠짐이 좋고 토양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3~7m 정도이고, 잎은 길이 6~15㎝, 폭 5~10㎝로 표면에는 광택이 많이 나고 털이 없으며, 뒷면은 회록색으로 맥을 따라 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의 양성(兩性)으로 피고 잎이 난 다음 밑을 향하여 달린다. 꽃은 지름 7∼10cm로서 꽃잎은 6∼9개이고 수술은 붉은빛이 돌며 꽃밥은 밝은 홍색이다. 열매는 9~10월경에 길이가 3~4㎝로 원형으로 달리고, 씨앗은 적색으로 길이는 0.8~0.9㎝이다.
출처: 우리문화신문